* 마블링은 항상 옳은가? - 마블링의 음모 101) 여기까지만 보면 마블링이 길이요 진리이니 마블링이 없이는 좋은 고기가 될 수 없을 것만 같다. 더 나아가 세계에서 가장 기름진 고기가 되어 가는 한우가, 머잖아 고베규를 제치고 세계 최고의 고기가 될 것만 같다. 그런데 정말 그런가? 우선 마블링을 100% 긍정하더라도 한우가 와규를 따라잡기에는 아직 멀었다. 마블링의 양도 양이지만, 질적인 측면, 즉 마블링의 결이 얼마나 곱고 부드러운가를 따져보더라도 한우는 갈 길이 많이 남았다. 같은 품종에 비슷한 근내지방율을 보이는 쇠고기라도 호주산 와규와 일본산 와규의 가격 차이는 크다. 일본의 끔찍한 땅값과 비싼 노동력 탓일 거라고? 분명 일리가 있다. 하지만 아래 사진을 보라. 여러분이라면 어떤 것을 고르시겠는가? <그림 18. 호주산 와규(좌)와 일본산 와규(우)의 등심 단면 비교> 지방의 결이 더 고운 우측의 고기가 더 고급이다. 지방이 단순히 많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 결이 고와야 맛이 더 부드럽다. 102) 설마 마블링이 진해 보여서 왼쪽? 무조건 오른쪽을 골라야 한다. 부드럽고 고소한 맛을 내는 것은 비단결처럼 고운 마블링이다. 결이 거친 마블링은 느끼한 맛만을 강조할 뿐이다. 떡진 기름이 넘쳐나는 1++을 고를 바에는 차라리 1+이나 1등급을 고르는 편이 나을 수 있다. 기름이 많다고 다 좋은 것이 아니다. 결이 고운 기름이 진짜 맛있는 기름이다. 게다가 마블링이 있다면 떡지지 않고 고르게 퍼져 있어야 한다는 것에는 모두가 동의하지만, 지방이 얼마나 있어야 좋은 고기인가에 관한 기준은 나라마다 편차가 매우 크다. 솔직히 말해 마블링 많은 고기를 선호하는 나라는 매우 소수에 불과한데, 굳이 꼽자면 한국, 미국, 일본 정도이며103), 마블링이 진한 순서로는 일본 > 한국 > 미국 순이다. 우선 마블링이 정말 고기를 부드럽게 하는가를 살펴보자. 일단 사실이기는 한데, 고기가 부드러워지는 이유 중 기껏해야 20% 미만을 설명할 수 있을 뿐이다104). 고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데에는 단백질이 더 중요하지, 지방의 역할은 생각보다 꽤나 제한적이라는 뜻이다. 생각해 보라. 가장 부드러운 부위를 꼽자면 안심인데, 안심은 기름이 적기로도 유명한 부위 아니던가. 그렇다면 맛은 어떤가? 분명 지방의 맛은 고기 맛을 결정하는 두 축의 하나이며, 고소하고 복잡한 향기를 내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임이 분명하다. 적잖은 요리사들이 안심은 지방이 적어 맛의 밸런스가 부족하기에 돈 값을 못 하는 부위라고 주장하는 것만 봐도 지방의 중요성은 여실히 드러난다105). 하지만 두 손이 마주쳐야 박수소리가 나듯, 단백질과 지방이 어우러져야 최고의 맛을 낸다. 왼손잡이든 오른손잡이든 상관은 없지만, 두 손이 모두 필요하다. 한우처럼 지방 맛에 초점을 둬도 좋고, 블랙 앵거스처럼 단백질 맛에 초점을 둬도 좋다. 하지만 지방 맛이 진하면 그를 받쳐줄 단백질의 맛도 진해야 한다. 기름진 ‘고기’니까 가치가 있는 것이지, 기름 맛만 나는 외팔이 고기라면 버터보다 나은 점이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여러 사람들의 노력으로 마블링을 유일한 기준으로 여겨 왔던 기존의 인식이 조금씩 깨지고 있는 것은 분명 바람직한 일이다. 제목에서 인용한 다큐멘터리를 비롯한 언론의 노력도 있었고, 유명 블로거들이 저렴하게 2등급 한우를 사서 김치냉장고에 숙성해 먹는 방법을 열심히 홍보한 탓도 크다. 지방 맛뿐만 아니라 ‘고기 맛’에도 관심을 갖는 이들이 늘어난다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정부에서 새로운 등급 체계를 마련할 것이라는 보도들도 몇 차례 있어 왔다. 느리긴 하지만 분명 옳은 방향이다. 하지만 몇몇 이들처럼 지방을, 마블링을 악으로 몰아갈 생각은 없다. ‘불교 탓에 고기 맛을 몰랐던 일본인들이 참치 뱃살같은 고기가 좋은 것인 줄 알고 이상한 쇠고기를 만들었고, 못 먹고 산 탓에 역시나 고기 맛을 몰랐던 한국인들이 그 이상한 짓을 따라한 탓에 지금 이 꼴이 났다’는 근거불명의 주장도 심심찮게 돌아다닌다. 정말일까? 일단 마블링을 기초로 한 등급 체계를 처음 도입한 것은 미국이다. 세계 최초로 정부에서 도축 과정과 유통을 정해진 규정에 따라 관리 감독하는 법안이 마련된 것을 그 시초로 하며, Prime을 필두로 하는 품질등급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27년의 일이다106). 일본이 미국식 제도를 모방해 도입한 것은 1977년의 일이며107), 한국은 1994년이다108). ‘양키’들이 시작했다고 한다면 일단 말은 맞는데, 잠깐, 고기 맛도 모르는 양키라고? 그리고 일본인이 고기 맛을 아는지 모르는지는 필자가 알 바 아니나, 한국인이 고기 맛을 몰랐다는 어처구니없는 자학 멘트는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조상들이 고기를 많이 못 먹었던 것도 맞고, 양이 부족하니 폼나게 썰어서 구워 먹는 경우보다 양을 최대로 불릴 수 있는 국으로 끓여 먹었던 것이 서민 식생활의 주를 이뤘던 것도 맞다109)110). 숙성 따위는 거의 고려하지 않았던 것도 맞다. 하지만 쇠고기를 세계에서 가장 세분화해 즐겨 온 한국인이 쇠고기 맛을 모른다고 까인다면, 대체 세계에 쇠고기 맛을 아는 민족이 있기는 하단 말인가?111)112) 지방 맛만 나는 고기는 분명 좋은 고기가 아니지만, 지방 맛이 없는 고기도 역시 좋은 고기가 되기는 어렵다. 기름 맛을 좋아하는 것이 못 먹고 살았기 때문이라고? 프랑스 귀족들은 얼마나 못 먹고 살았기에 거위 주둥이에 깔때기를 꽂아 지방간을 만들어 먹었단 말인가? 그리고 유럽에서 잘 나가는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들이 와규를 즐겨 쓴다는 것은 어떻게 해석할 텐가? 게다가 ‘기름진’은 최근을 제외한다면 동서양 공히 긍정적 의미의 수식어로 쓰여 왔다. 기름진 밭은 좋은 밭이고, 기름진 식탁은 잘 차려진 식탁을 뜻하지 않던가! 지방 선호, 고기 선호는 진화의 과정을 거치며 인류의 유전자에 아로새겨져 있는 행동 양식이다. 채식주의라는 밈(meme)을 통해 유전자(gene)의 독재에 저항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여, 인간 본성을 부정할 수는 없는 일이다113). ‘생긴대로 사는 것’을 무조건 옹호해서는 안 되지만, 근거도 없이 무턱대고 본성을 부정하는 것도 현명한 일은 못된다. 결국 기름진 고기를 까는 유일한 과학적 근거는 지방이 건강에 해롭다는 것뿐이다. 물론 미국 심장협회 공식 가이드라인을 비롯한 많은 연구들이, 포화지방이 적은 식단이 혈중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며, 포화지방을 적게 먹는 것이 심혈관질환 예방에 좋다고 말하고 있다114).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LCHL(저탄수 고지방)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있다115). 최근 지방이 큰 말썽꾼이 아니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고116), 한국인의 고기 섭취량은 미국인의 약 절반 수준이라 걱정 안 해도 된다는 말도 있다117). 하지만 아직까지 의학계의 공식 입장은 고지방 식사를 자제하라는 쪽에 가깝다. 극단적으로 지방을 피할 필요는 없겠지만, 필자처럼 다른 건 안 닮고 식성만 세종대왕님을 닮아 고기 없이는 밥을 먹지 않는 이들이라면 분명 조심하는 게 맞다118). 결론. 지방은 넘치면 해롭다. 그러나 무엇이든 넘치면 해롭다. 그 무해하다는 일산화이수소도119) 너무 많이 먹으면 죽는다! 기름진 고기를 먹고 싶다면 걱정 없이 먹자. 걱정도 몸에 해롭지 않던가! 단, 기름을 너무 많이 먹어서 일찍 죽는 우를 범하지는 말자. 오래오래 살면서 더 다양하고 더 풍부한 맛을 즐기다 가야 하지 않겠는가. 오늘 조금 덜 먹는 것이 10년 후, 20년 후에도 변함없이 고기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결국 진짜 질문은 이것이다. 과연 1++이 최고의 고기임을 보증할 수 있는가? 현재의 1++이란, 일본의 고베규를 제외하면 세계 최고의 마블링을 자랑하는 고기임을 보증하는 정부 공인 인증서다. 하지만 그것이 최고의 고기 맛을 보증해 주지는 않는다. 혹시 이런 경험이 있지 않은가? 똑같은 1++에 마블링 정도도 비슷했는데, 맛이 진하고 고소한 날이 있는가 하면, 또 어느 날은 맛이 밍밍하고 기름기만 과하게 느껴졌던 경험 말이다. 이런 경험이 있다면 여러분의 입맛에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 두터운 지방의 맛 속에서 단백질의 맛을 찾아 느끼고 있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듯, 현재의 등급제도가 보증하는 것은 ‘기름 맛’ 뿐이다. 충분한 마블링이 예쁘게 고루 퍼져 있으면, 고기 맛, 그러니까 단백질 맛이 맹탕이든 진하든 상관없이 모두가 1++ 등급을 받는다. 결국 ‘고기’ 맛은 복불복에 맡길 수밖에 없는데, 이것이 현 제도의 가장 큰 맹점이다. 지방이 많은 고기를 선호하는 것은 취향의 영역일 뿐인데, 그것을 절대적으로 품질이 나은 고기라고 규정함으로서, 대부분의 생산자들이 지방의 함량에만 목을 매고 고기 맛과 같은 다른 부분에는 신경을 덜 쓰게 만든다는 점이 바로 우리가 목소리를 높여야 할 지점이다. 1++ 꽃등심조차도 지방 함량이 30% 수준에 그친다. 30%의 맛을 위해 70%를 방치한다니, 이게 뭐 하는 짓이란 말인가. 물론 마블링이 풍부한 고기를 만드는 것은 현실적으로 비용이 더 드는 일이니, 그렇지 않은 고기보다 비싼 것은 당연하다. 초지가 적어 사료를 먹일 수밖에 없다는 현실과, 고기소가 아닌 일소에서 출발한 한우의 비교우위를 생각해 보더라도 ‘마블링 풍부한 한우’라는 마케팅 전략은 절대 나쁘지 않다. 필자 역시 마블링 많은 고기를 선호한다. 하지만 그 고기가 반드시 더 ‘나은’ 고기여야 할 이유는 없으며, 국가가 나서서 그것을 장려해야 할 이유도 없다. * 더 나은 등급체계를 향해 - 외국의 예 그렇다면 더 나은 등급체계가 있는가? 외국의 예는 어떠한가? 취할 것은 무엇이고 버릴 것은 무엇인가? 우선 우리나라 등급체계의 모체가 된 미국의 예를 살펴보자. 1927년 만들어진 8단계 분류법에 따른다. 상위 등급부터 USDA(미 농무부) Prime, Choice, Select, Standard, Commercial, Utility, Cutter, Canner로 나뉜다. 가공육과 관련된 일을 할 게 아니라면 앞의 3가지, 즉 Prime, Select, Choice만 알아도 무방하다120)121). 등급은 한국과 거의 동일한 기준에 의해 (사실상 마블링에 의해) 결정되며, 나이 기준이 있기는 하나, 어차피 대부분의 미국 소는 2년(24개월)도 채 못 채우고 고기가 되기 때문에 사실상 의미가 없다. 결국 한국과 마찬가지로 흉추 12번과 13번 사이의 마블링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122). 정확히 하자면, Prime이 8~13%, Select가 5~8%, Choice가 2~4% 정도의 지방 함량을 보이는데, 앞서도 살펴보았듯, 한우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물론 한국 제도의 원형인 만큼, 우리 제도와 동일한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지방만 보증하고, 고기 맛은 보증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물론 근본이 고기소이니만큼 단백질 맛 자체가 한우보다 진한 것이 일반적이지만, 누구도 그걸 장담하지 못한다는 것만은 한우와 같다. 역사적으로 가장 고기를 열심히 먹어왔던 서유럽은 어떨까? 다른 건 몰라도 고기만큼은 잘 굽는 것으로 인정받아 왔던 영국부터 살펴보자. 런던의 심장부에 자리한 Tower of London의 경비병은 아직도 전통을 따라 ‘쇠고기 먹는 사람’ (Beefeater)라 불린다. 그런 나라이니 고기만큼은 배울 점이 많겠지. 어떤 등급제가 있냐고? 그런 거 없다. 뭐가 어째? 그렇다면 미식의 나라 프랑스로 가보자. 메독 지역의 1~5등급 그랑 크뤼로 대표되는 복잡한 AOC (Appellation d'Origin Controlle, 원산지 표시제도) 제도를 가진 나라이니 쇠고기도 분명 잘 나눠 먹지 않겠는가. 어떤 등급제가 있냐고? 여기도 그런 거 없다. 매우 놀랍게도 서유럽 알 만한 나라들을 다 뒤져봐도 등급제 같은 건 전혀 없다. 굳이 따지자면 송아지(veal)와 소(beef)를 구분해 팔기는 하지만 그뿐이다. 말 그대로 소비자가 알아서 잘 골라 먹어야 하는 상황인데, 다행스럽게도 더 비싼 고기가 더 진한 맛을 내며 더 부드럽다는 법칙 정도는 대부분 통용되고 있다. 요약하면 알아서 고르되, 모르겠다면 가격표를 보라 (money talks). 미국 것은 문제가 있고, 유럽에는 아예 있지도 않다면 우리는 어디서 교훈을 얻어야 할까? 놀랍게도 그 예가 호주에 있다. 전문가들이 현존하는 최고의 쇠고기 평가 체계라고 말하는 것이 바로 호주의 등급제도, MSA(Meat Standards Australia)다123). 쇠고기를 대량으로 수출하면서도, 맛없는 싸구려 고기라는 평을 들어왔던 것이 바로 호주의 쇠고기였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정부 주도의 연구 프로젝트를 통해 현존하는 가장 과학적인 쇠고기 평가 방법을 만들어냈으며, 그 덕택에 쇠고기에 대한 평가도 일신할 수 있었다. 대체 어떻게 평가를 하기에 그런 좋은 평을 들을 수 있게 된 것일까? 간단히 말하면, 맛에 크게 영향을 준다고 알려진 거의 모든 정보들을124) 합산하여, 자체적인 공식에 따라 세부 부위별로125) 등급을 부여하며, 각 부위/등급별로 적합한 조리방법까지126) 제시해주는 현존 최고의 제도이다. <표 6. 주요국의 등급체계 비교> 호주만큼 다양한 조건들을 세세하게 따져서 등급을 매기는 나라는 없다. 물론 검사항목을 추가하는 것은 시간과 인력(=돈)이 드는 일이니 무턱대고 따라할 일은 아니다.127) 게다가 각 항목 하나하나가 타 제도에 비해 훨씬 세분화되어 판정된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다. 마블링은 100~1100 사이에서 10단위(!)로 평가하며 (한국은 BMS 1~9로 9가지), 육색은 9가지 (한국은 7가지), 지방색은 10가지 (한국은 7가지)로 분류한다. 또한 도축 단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타 제도보다 중요하게 따져본다는 점에서도 훌륭하다. 도축 후 사후경직 과정이 안정적으로 일어났는지 여부는 생각보다 중요한 요소인데, 이를 등급에 반영하는 것은 호주뿐이다. 물론 육색을 바탕으로 도축 과정의 문제점을 간접 추론해 볼 수는 있으나, 도축 과정 외에도 육색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많다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pH를 재는 것만큼 확실한 방법은 없다. 호주의 등급제는 겉으로 보기에는 꼴랑 3단계 (MSA 3 star / 4 star / 5 star, 5스타가 최상급) 밖에 없어서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내막을 알고 보면 ‘세계 최고’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훌륭한 제도인 것이다. 정리하자. 고등급 쇠고기는 비쌀 이유가 있고, 비싼 것이 맞다. 그러나 이것이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며, 본인의 취향에 맞는, 본인이 원하는 요리에 적합한 고기를 고르는 것이 현명한 소비일 것이다. 고등급 고기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존중하는, 그러나 그 등급제에 매몰되지 않고 당당히 자신의 취향을 말하며 요리에 적합한 고기를 고르는 현명한 소비자들이 늘어나기를 기대합니다. 이렇게 등급제 편이 마무리됐습니다. 내년에 정형 편(부위명 명칭과 고르는 법)으로 찾아뵙겠습니다. Merry X-mas & Happy New Year!------------------------------------------------------------------------주)101) MBC 유룡 기자의 2부작 동명 다큐멘터리의 제목에서 따왔다. 본문 내용 역시 이를 일부 참조하여 작성하였음을 밝힌다. 102) 김관태, 『소도체 등급기준보완(안) 개발 현황』, 축산식품과학과 산업, 2016 103) 캐나다도 공식 등급을 매길 때 마블링을 주로 따지지만, 최상등급 AAA조차 한국 1++은커녕 미국 prime 등급보다도 지방이 적다. 게다가 지방이 적은 풀 먹인 고기를 선호하는 이들도 적지 않아서 ‘마블링 선호 국가’로 꼽기는 조금 뭐하다. 호주 역시 마블링 많은 쇠고기를 만들어내지만, 마블링 일변도의 등급제도가 아닌 데다, 풀 먹인 고기의 선호도가 적지 않아 역시 제외하였다. 104) Nathan Myhrvold et al., 『Modernist Cuisine』, Vol. 3, p.15 105) 기사에 나온 Filet, Filet mignon, tenderloin은 모두 안심을 뜻한다.https://www.thrillist.com/eat/nation/filet-mignon-sucks-famous-chefs-reveal-the-most-over-underrated-meats 106) Meat Inspection Act. 1906. 및 Nathan Myhrvold et al., 『Modernist Cuisine』, Vol. 3, p.35 107) Harold McGee, 『On Food and Cooking』, p.136 108) 1967년, 서울시가 쇠고기를 4등급으로 분류하는 등급제를 자체 실시했던 바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정착이 잘 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규진, 조미숙, 『근대 이후 한국 육류 소비량과 소비문화의 변화 - 쇠고기·돼지고기를 중심으로』, 한국식생활문화학회지, 2012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 http://www.ekapepia.com/user/distribution/distDetail.do?nd21578 109) 비록 과학적 근거는 없었으나, 중-근세 서양에서 맛을 위해 초보적인 숙성을 이용했던 것만은 사실이다. 브리야사바랭은 ‘꿩을 잡아 상온에 며칠 놓아두면 깃털의 맛 성분이 고기로 빠져나와 맛이 좋아진다.’고 한 바 있다. 물론 그건 틀린 설명이고, 꿩이 맛있어지는 것은 숙성 때문이다. 110) 단, 제대로 된 숙성을 위해서는 냉장 시설이 필요하다. 냉장 시설 없이 고기를 장기간 숙성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며, 모두가 알다시피 냉장 시설은 근대의 산물이다. 서양에서도 제대로 된 숙성 쇠고기를 먹게 된 것이 비교적 최근의 일인데, 설마 석빙고에 고기를 널어 말리지 않았다고 선조들을 비난할 셈인가? 111) 공식적인 소분할부위만 내장/부속을 제외하고도 39가지이며, 내장과 비공식 부위까지 합치면 100가지도 넘는다고 한다. 이규진, 조미숙, 『근대 이후 한국 육류 소비량과 소비문화의 변화 - 쇠고기·돼지고기를 중심으로』, 한국식생활문화학회지, 2012 112) 이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인류학자 마가렛 미드가 ‘조선인은 120가지 부위로 쇠고기를 나눠 먹었다’고 기고했다는 말이 나오는데, 정작 이 원본 레퍼런스는 찾을 수가 없다. 113) 리처드 도킨스, 『이기적 유전자』 에 나온 ‘유전자의 독재에 저항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은 뇌’라는 유명한 표현을 차용. 저자는 ‘생물학적 자기 복제자’인 유전자에 빗대 ‘문화적 자기 복제자’로서 Meme을 정의한 바 있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 책을 참고할 것. 114) Frank et al., Dietary Fats and Cardiovascular Disease - A Presidential Advisory From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 Circulation, 2017 “우리는 포화지방 섭취의 감소 및 이를 불포화지방으로 대체하는 것, 특히나 다중불포화지방으로 대체하는 것이 심혈관질환에 걸릴 위험을 낮춘다고 강력하게 결론지었다.” (We conclude strongly that lowering intake of saturated fat and replacing it with unsaturated fats, especially polyunsaturated fats, will lower the incidence of CVD.) 115) 저탄수화물·고지방 식사 열풍에 대한 5개 전문학회의 공동 입장 (2016.10.26.) “극단적인 ‘저탄수화물·고지방 식사’는 그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방법이며 오히려 건강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116) 니나 타이숄스 저, 양준상, 유현진 역 『지방의 역설: 비만과 콜레스테롤의 주범 포화지방, 억울한 누명을 벗다』, 2016 홍주영, 『지방의 누명』, 2017 117) 2011년 1인 1일당 식품공급량 기준, 한국인은 평균 170g을, 미국인은 평균 322g을 섭취한다. 「식품수급표」, 2013 118) 상왕(=태종)이 말하기를, (중략) “주상이 젊었을 때부터 고기가 아니면 밥을 먹지 못하였으니, 이제 초상을 당하여 소찬(素饌)한 지가 이미 오래 되었으니, 내가 어찌 어여삐 보지 않겠는가.” 세종 2년 8월 29일 을축 3번째기사 태종의 유교(遺敎)에도 또한 말씀하시기를, ‘주상은 고기가 아니면 진지를 들지 못하니, 내가 죽은 후 권도를 좇아 상제(喪制)를 마치라.’고 하셨으니... (하략) 세종 4년 11월 1일 갑인 1번째기사 119) H2O. 물. (산소잖아. 문과인 나도 안다) 이 물질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다음 링크를 확인해 볼 것. https://namu.wiki/w/일산화이수소 120) 1~5로 나뉘는 수율등급도 있으나, (수율이 높은 쪽이 1) 이는 한국의 육량등급과 마찬가지로 업자들이 신경 쓸 부분이다. 소비자는 8단계(실질적으로는 3단계)의 품질등급만 신경쓰면 된다. 미국육류수출협회, 「국제육류안내서」 121) 혹시 미국에서 'Ungraded'로 판매되는 고기를 보았다면 Standard~Utility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J. Kenji-Lopez-Alt, 『The Food Lab』, p.392 122) 한우의 경우에는 한 칸 뒤, 그러니까 흉추 13번과 요추 1번 사이의 등심 단면을 기준으로 평가한다. 미국과 한국 모두 등급 판정은 아래등심 부위에서 이루어진다. 단, 일본의 경우에는 흉추 6~7번 사이를 기준으로 평가하는데, 여기는 꽃등심 부위로서 당연히 아래등심보다 근내지방도가 더 높다. 일본 자료를 확인할 경우에는 이를 유념하여야 한다. 123) 『Modernist Cuisine』에서 “지구 최고의 혁신적 등급제도” (We believe it is the best and most innovative grading system on the planet. 같은 책 Vol.3, p.39)라고 극찬할 정도이다. 124) 육색, 지방색, 근내지방도는 물론, 조직, 품종, 성별, 나이, 온도 및 pH, 숙성 정도, 도축 후 고기 걸어놓는 방법(!) 까지 포함한다. ‘고기 걸어놓는 법’을 보고 웃을지도 모르겠으나, 도축 후 고기를 제대로 걸어놓지 않으면 사후강직으로 인해 오그라드는 정도가 심해져 고기가 질겨진다. 125) 한미일은 등심 기준으로 평가하여 소 한 마리에 통째로 등급을 부여한다. 쉽게 말해 등심이 1등급이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안심이든 앞다리든 모두 똑같은 1등급이 된다. 126) 한미일 3국의 등급제도는 이에 대해 어떠한 조언도 해주지 않는다. 127)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 http://www.ekapepia.com/user/distribution/distDetail.do?nd81718